미치노에키 처마아래 벤치에서 노숙을 하는데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생각만큼 춥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실히 트인공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여러모로 피곤하긴 하다. 차소리 발소리 같은 작은 소음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이 된다. 잠에 깊이 빠져들지 못한다. 납경장, 카메라, 여권, 지갑 같은 귀중품이 없어도 이럴까 싶다. 내려놓아야 할 이길에 무엇이 이리도 무거운지 모르겠다. 하여간 어찌어찌 간수를 하고 새벽에 일어나니 동이터오는 빛이 오늘은 맑은 날이 예상이 된다.
해가 떠오르는 미치노에키 히와사
신발도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더니 잘 말라 있다. 구름사이로 아침햇살이 부드럽게 맞이를 해준다. 이제부터는 시코쿠의 남쪽 해안가를 계속 가는 일정이다. 산속의 도로를 따라 계속 걷는길 눈앞에 터널이 하나 나타난다. 터널을 지나면서 느끼는 감정은 참 묘한것들을 만들어 준다.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과 간간히 나타나는 가로등에 불빛 그리고 멀리 보이는 출구의 작은 빛줄기가 걸을수록 점점 커져가는 것들. 내 이 힘듦속에서 작은 빚줄기를 찾아가는 여정을 말해주는듯 싶다.
히와사 터널 입구에서(멀리 출구의 작은 빛줄기가 보인다)
열흘이 넘어간 일정에 걷는데 속도가 붙을민 한데 발에 누적된 피로따문인지 걷는 속도는 여전 늘지를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듯 하다. 점심 무렵에 무기초에 입구에 다다랐다. 작은 냇가에 억세가 따가운 가을 햇볕에 부디쳐서 반찍이며 아름답게 보이면서도 뜨거운 햇볕에 지친몸이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비오는 날은 비로 인하여 사진찍기가 어렵고 볕좋은 날은 덥고 힘들고 귀찮으니 카메라를 꺼내둘기도 귀찮다. 은빛 억세의 사잔이 한장 남아있으면 좋았을것을 하는 후회가 쉬는 시간에 든다. 셋타이소가 일킬로 남짖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여태 걸어온 거리가 있으니 일킬로 쯤이야 하고 걷는데 이게 참 힘든 일이었다. 이모퉁이를 돌면 있을까? 저모퉁일까 하고 계속 가지만 안내판만 계속 보이고 셋타이소는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지쳐가며 무기초를 거의 벗어날 무렵 경찰서가 보이고 길건너편에 셋타이소가 보인다. 지친날의 한줄기 희망의 종착이다.
오전나절 지칠대로 지친몸을 가지고 셋타이소에 도착을 하니 아주머니 두분이 봉사를 하고 계시는데 활짝 웃는 얼굴로 반겨 주신다. 누군가 나를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반겨 주시는 모습이 참 오랫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어 버리고 나니 발도 편안해지고 몸도 편안해 진다. 발에 작은 물집때문에 덕지덕지 테이핑한 것을 보시더니물집의 처치법이 설명된 바늘과 실 그리고 밴드까지 들어있는 봉투를 하나 건네주신다. 시원한 오차한잔을 마시며 점심으로산 김밥과 유부초밥을 먹고 타 주시는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30분 정도를 쉬고나니 몸이 쉴만큼 쉬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출발을 해야겠기에 두분께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에서 구입한 책갈피을 하나씩 드렸다. 이런 접대를 받을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동일하다. 이길이 이런분들의 노력으로 지켜져 왔고 지켜져 갈것이라는 믿음 생긴다.
무기경찰서 맞은편의 휴게소
셋타이소를 떠나 조금 걸으니 드디어 남태평양의 바다가 보인다.
무기초를 지나서 보이는 남태평양
오후가돠면 이젠 항상 잠자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이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점심밥 잠심이 지나면 저녁밥과 잠자리 잠자리에 들면서는 내일의 날씨와 밥. 딱 먹고 사는 본능이상의 생각이 들지 읺는다.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내려놓아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생존본능이 다른 모든것들에 우선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길이 두갈래이다. 무엇인가를 선택해야하는 갈림길.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과 국도를 계속 따라가는길. 이성은 바닷가의 아름다운길, 순례길을 가는데 감성은 몸이 힘드니 발걸음은 감성적 본증에따라 언던을 오르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포기하고 그냥 국도길로 계속 걷는다. 걸으며 잠깐잠깐 보이는 해변의 모습이 아름답다. 감성에 따른것을 후회한다.
별격 4번 사바다이시 입구
별격 4번 사바다이시 다보탑
별격 4번 사바다이시 산문과 본당
별격 4번 사바다이시 이다. 길가에서 약간 들어가 있는 절이 규모는 작지만 절입구부터 많은 불상과 보살상들이 놓여져 있다. 참배를 마치고 납경소에 아무도 없어 벨을 누르니 일하시던 스님이 오셔서 납경을 해주시며 시원한 녹차 한캔을 주신다. 더운날씨 감사하게 받아들고 목을 축인다.
뜨거운 햇볕속에서 한참을 걸어 가이요초에 도착을 하니 입구에 아주 잘 지어놓은 휴게소가 눈에 띄인다. 오늘밤 숙소는 조만지를 계속 생각 했는데 길가에 있는 헨로 휴게소가 너무 잘 되어 있었다. 충분히 이슬을 피할만 했고 식수와 화장실도 잘 갖추어 져 있었다. 거기다가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음료까지. 이제 한시간 정도면 해가 서서히 기울며 석양이 드리울 시간이다. 조만지까지는 한시간 남짖. 내일 아침에도 다시 한시간 남짖을 걸어나올 생각에 지금 있는 휴게소가 너무 만족스럽기에 조만지로 가는것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하루밤을 보내기로 결심을 하고 쉬고 있는데 4시 30분이 좀 넘으니 관리 하시는 분께서 오셔서 오늘 운영은 끝났다고 얘기를 하신다. 하루밤을 보낼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다시 물어보니 단호하게 안된다고 오늘 운영은 끝났다고 말씀을 하신다. 잠시 눈을 피했다가 돌아오는 방법으로 눈속임은 할수 있겠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 조금있으면 해가질텐데 걱정이다 진작에 조만지를 향했으면 문제없이 하루가 마무리 되었을 것인데 그 왕복 힘들어 꾀를 부린 결과가 이렇게 문제가 된다.
지도를 보니 가이후역 근방에 휴게소가 하나 더 있기에 부지런히 30분을 걸어 가보니 버스 정류소이다. 버티면 어찌 되겠지만 쉽지 않은상황이다. 역에서 기차로 시시쿠이로 향할지 어쩔지 고민하다가 노숙 리스트를 보니 시시쿠이에 코나하우스라는 1500엔 짜리 젠콘야도가 보인다. 어두운길을 헤메 돈황라는 식당은 찾았다. 돈황에서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고 전화를 하여도 젠콘야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돈황에서 민박집을 소개해 주는데 스도마리 3,000엔이라 하여 부담스러워 포기하고 돈황에서 텐트칠만한 곳을 물어보니 미치노에키를 추천하기에 미치노에키라면 무엇인가 해결방법이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버스를 타고 시시쿠이 미치노에키로 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해보니 이전 휴게소에서 길을 나설때 그때리도 조만지로 향했으면 도착했을 시간이다.
시시쿠이 미치노 에키에 왔더니 이건 텐트칠 상황이 도저히 안된다. 거기다가 노숙금지라고 써놓은 안내문 깝깝하다. 지도에 있는 헨로 휴게소에 가니 이미 모두 자리를 잡고 잠들어 있다. 그아래 텐트를 치려해도 마땅치가 않아 다시 미치노에키로 돌아와 특산물 판매장앞 처마에 탁자와 의자가 있기에 주저 앉았다. 무료인터넷을 제공 하기에 일기예보이며 이것저것을 확인하였다. 역시 태풍은 비켜가지를 않는 모양이다. 내일부터 태풍예보가 있다. 심난하다. 남태평양 바닷가의 태풍이라 특히나 이시기의 태풍은 가미카제가 아니던가.
잔머리 굴린 댓가는 혹독 했다. 쓸데없이 버스비만 쓰고 저녁고 못먹구 내일 아침을 위해서는 20분정도 되집어 편의점으로 가야한다. 날이 차다. 위에는 포켓 난로와 자켓등으로 어찌 버티겠는데 문제는 하체다. 얇은 여름바지 하나로 견딜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숙하면서 밤이되면 많이 춥던데 걱정이다.
역시 처음결정대로 밀고 가야 했다. 무엇인가에 망설이다 실기를 하면 나중에 남는것은 후회뿐이라는 것을 차가운 바다바람을 맞으며 뼈저리게 느낀다. 이제 수요일 오후 부터는 비예보가 나와있다. 내일부터 태풍이 지나가는 금요일까지 4일은 노숙을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발의 상태도 심상치가 않아 접착제를 사기는 했는데 수선할 시간이 부족하다. 내일은 오전에 민슈크 에약을 하고 비와 태풍으로 다음날 일기예보에 따라 노숙을 줄이는 방향으로 잡아야 겠다.
살면해 항상 해왔던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하고 후회하고 놓친것을아쉬워 한다. 반대로 얻은것도 있는데 왜 놓친것에 대한 미련이 더 크고, 남의 떡이 항상 더 커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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