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노에키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밤을 보냈다. 또 라디오로 한국방송을 듣고, 와이파이접속으로 메세지들도 확인하였다. 길위의 역 여행자가 쉬어갈 만한 곳이다. 편의점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약속한 시간이 되니 미치노에키직원이 차를 가지고 온다. 짐은 미치노에키에 맡기고, 차편으로 별격3번인 지겐지를 향하였다. 이런 오셋타이를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 순례를 꼭 걸어야 의미있는것은 아니겠거니 위로도 스스로에게 하고, 또 순례객을 위해 베풀어 주시는 은혜를 물리치는것도 도리는 아니겠거니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는다.
차를 타고 가는길은 헨로미치에서 좀 벗어나서 돌아간다. 그리고 엄청난 급경사를 올라간다. 이길을 걸어 올랐다면 오늘 하루에 다시 미치노에키까지 왕복하는 정도였겠구나 싶다.
별격 3번 지겐지 가는길에 있는 폭포 웅장하고 수량도 풍부하다
별격 3번 지겐지 가는길에 있는 폭포 웅장하고 수량도 풍부하다
쏟아지는 폭로를 바라보며 올라가는데 폭포앞에 차를 세워주시며 설명을 해 주시는데 딱 한마디 들린다. 높이가 90미터 대단하다. 폭포옆의 계단을 오르니 암자처럼 불상이 보셔져 있기에 향을 한자루 올렸다.
별격 3번 지겐지에서 바라본 산능선
별격 3번 지겐지 경내
지겐지는 절뒤의 산속에 동굴체험이 유명한 곳이라고 꼭 들러보라는 권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로 데려다 주신분을 기다리게 할 수가 없어서 급하게 참배하고, 납경을 받고 절을 제대로 둘러볼 여유도 없이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하산길을 채촉을 하였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올 인연이 된다면 동굴체험을 해 볼 기회가 있기를 기약하며...
그렇게 미치노에키로 돌아와서 감사의 인사를 하고 한국에서 가져간 선물을 보답으로 드리고 길을 나서니 다시한번 힘내고 꼭 결원하라는 기원을 해주신다. 마을길을 지나 산을 오르는 초입에 작은 초막이 하나 서있다. 야도리스트에서 본 노숙이 가능한 곳이다. 화장실이 없다고 하였는데 화장실이 생겼고, 깨끗하게 관리가 되고 있었다. 감사하다.
가쿠린지 가는길의 휴게소(노숙이 가능한데 식수가 없다)
다시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몸이 처지고 힘도 든다. 날이 그렇게 더운것도 아닌데 어제의 영향인가 싶기도 하다.
카쿠린지를 오르는 산길에서 보이는 풍경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쿠린지 오르는길에 보이는 나카가와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다이류지 가는길이 멀리 보인다.
멀리 보이는 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라 오르면 다이류지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부지런히 걸으면 다이류지 까지 갈 수 있을것도 같은데 무릎과 발바닥의 통증이 느낌이 안좋다. 오늘은 20번절 가쿠린지에서 마무리 하고 내리막을 걷는 무리를 하지 말고 픽업 요청해서 일찍 쉬는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가쿠린지를 천천히 오르면서 내가 무엇때문에 왜 여기서 걷고 있는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제부터 걸으며 계속 읇조리게 되는 관세음보살이 입에서 그치지를 않고 계속된다. 이왕 이렇게 된것 걸으면서 계속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더불어 오전에 차량 오셋타이를 받으며 느낀 여행의 목적이 걸어서 결원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1등을 하기 위한 올림픽 경기에 참가 한것도 아닌데 무엇때문에 그리도 조급하고 일정에 쫒기는듯 하게 스스로를 몰아부쳤는지에 대한 후회도 든다. 그러면서 가쿠린지에 도착을 하였다.
제20번 가쿠린지 산문
가쿠린지 산문을 지나 돌위에 이끼가 신비롭다
가쿠린지 본당을 오르는계단(본당앞의 학이 보인다.)
제20번 가쿠린지 경내
이름에 어울리게 큰 학이 경내에 눈에 띄인다. 이름에서 연유한 것들이 절이름을 짖는데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것 같다. 도심의 절 보다 확실히 산사가 고즈넉하며, 무언가 절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납경을 하고 쉬고 있자니 급격하게 몸이 식으며, 한기를 느낀다. 납경소에서 부탁을 하여 예약한 아오이 민박에 픽업을 부탁하는 전화를 드렸다. 주차장에서 30분정도 기달려 달라고 한다.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땀이 식고, 날씨가 흐려지니 감기기운이 오는듯 느껴질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진다. 출발전에 혹시 몰라서 처방받아온 약이 있기는 하지만 먹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급하게 배낭에서 자켓을 꺼내 입고, 모자까지 써보지만 한기를 계속 느낀다. 아오이 민박의 여주인께서 도착을 하여 차에 오르고, 온기를 쐬니 그제야 한기를 느끼는 것이 가라 앉는다. 산길을 굽이 민박을 향해 가는 도중에 아까 산을 오르며 본 다리 앞에서 내일 이곳으로 다이류지에 가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신다.
아오이 민박의 외관
아오이 민박의 객실
아오이 민박은 동행이인 카페분들에게 추천을 받은곳이어서 꼭 묵어 보고 싶은 곳이었다. 평소 10,000엔을 받는 곳인데 순례객들에게는 오셋타이로 6,500엔을 받는다. 무척 고급스럽다. 순례도중에 찍은 몇 안되는 맘에 드는 숙소중에 하나였다.
3시정도가 되어 숙소에 들어가니 하루가 무척 여유롭고 한가롭게 까지 느껴진다. 더불어 나무향이 풍겨나오는 객실은 마음의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목욕물을 받아 따뜻하게 샤워를 하니 몸이 풀리며, 몸살기운도 줄어든다. 간식으로 내주신 과자와 녹차를 먹으며, 오롯이 스스로를 편안하게 가져가 보는 시간을 가진다. 빨래는 봉투에 담아 내어놓으라고 하시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씀에 따라 내어 놓으니 세탁하여 정성스럽게 정리하여 가져다 주신다. 감동이다.
쉬다 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시간이 되어 식사를 하라는 전갈이와서 식당에 내려가니 그제 가이야마에서 어제 미치노에키에서 도움을 주셨던 부부가 계시다. 이렇게 또 인연이 되어 여기서도 뵙는구나 싶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식당에는 이로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진과 화면에서만 보던것을 실제로 보고 사용하게 될줄은 몰랐다. 더불어 내주시는 음식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일본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아오이 민박의 저녁식사
식사를 하고 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일의 일정이 걱정된다. 모든걸 잊고 현재에 충실하게 쉬어야 겠다. 침대에 누누이 허리가 심상치 않다. 계속 스트레칭을 해주는데 쉽지가 않다. 시간이 지날스록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내일 아침에 비가 오는지 안오는지가 더 걱정일 뿐이다.
저녁식사때 세번째 만난 부부의 모습을 보니 무척 부럽다. 일기예보를 보니 수요일 정도쯤에 태풍이 강할것 같다. 그시간이면 무로토곶에 가있을텐데 바로 바다 근처인데하는 생각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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