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적으로 눈이 7시 이전에 떠진다. 이른아침에 밖에를 나가보니 밤새 태풍으로 인한 바람과 비로 경내에 낙엽에 무척 많았는데 묘선스님의 아버님께서 청소를 하시기에 얼른 가서 빗자루를 받아 청소를 도와 드리려 하였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직원들이 할일인데 남들이 하면 안좋아 한다고 하시면서 극구 사양을 하신다.
어제 납경을 하면서도 못했던 참배를 위해서 본당과 대사당에 향을 사르고 반야심경을 독경하고, 사경과 납찰을 봉납하고 천천히 절을 둘러 보았다. 아늑한 느낌의 절이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을 받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무슨 정신에서인지는 몰라도 사진찍을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였고 아침식사를 하고, 길을 나서기전 납경소에 묘선스님께 인사를 드리러 들어가서 그저 묘선스님의 사진을 한장 찍었을 뿐이다. 묘선스님의 온화하고 인자하신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느끼며 자비로우신 관세음보살이 계시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인이라고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시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던 다이니치지 묘선스님
그렇게 스님께 인사를 나누도 전날부터 따뜻하게 챙겨 주셨던 유나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니 무사히 결원할 것을 기원해 주며 꼭 한가지 소원은 이룰것이라는 기원도 잊지를 않는다. 여러모로 깊은 배려에 따뜻함을 표시한다.
다이니치지의 유나씨의 기원을 들은후 길을 걸으며, 내가 이길을 걸으며, 간절히 원하는 소원은 무엇인가? 내가 무엇때문에 이길을 걷고 있는것인가? 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깊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길을 나서면서 아직은 태풍의 영향인지 바람이 무척 많이 불어온다. 그래도 덥지않아 좋다. 약 40여분을 걸어 제14번 죠라쿠지에 도착을 하였다.
제 14번 조라쿠지의 입구
제 14번 죠라쿠지 경내
제14번 죠라쿠지의 경내
절입구의 계단이 익숙해 질만도 한데 힘들다. 계단을 올라서니 경내에 바위가 많이 깔린 경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참배를 마친후 10여분을 걸으니 제 15번 고쿠분지의 산문이 눈에 들어온다.
제15번 코쿠분지 산문
참배를 마치고 잠시 쉬는데 문자가 하나 들어온다. 동행이인 카페의 희야신스님 이신데 오이즈루를 다이니치지에 놓고 왔다는 문자다. 잠시 동행한 친구의 핫스팟을 빌어 카톡을 확인하니 오이즈루 때문에 보내신 카톡이 들어온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는데 뜻밖에 지금 있는 곳으로 유나씨께서 가져다 주신다는 메세지가 온다.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고 있자니 유니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잃어버린줄도 몰랐던 오이즈루를 건네주시며, 다시한번 무사히 순례를 마칠것을 기원해 주신다. 이렇게 신세진것 들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길을 걸으면서 동행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동행이 정보가 부족함을 느끼는지 오늘 오후에 료젠지로 돌아가서 한국어나 영어로된 순례지도를 구입하겠다는 얘기를 한다. 동행을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편리함도 있지만 서로의 페이스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데서 오는 불편함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한국친구와의 동행의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점심때 머라도 좀 사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17번절인 이도지 까지 동행을 하고 점심이나 같이 먹기로 하고 길을 걸었다. 어제의 산속에서 벗어나 도쿠시마시가 가까워오니 길도 넓어지고, 차도 많이 다닌다. 멀리 철길도 보인다. 그렇게 걸어 제 16번절 간온지에 도착을 하였다.
제 16번 간온지의 산문
간온지 산문이 길가에 있다. 아직도 일본절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한국의 산사에 익숙해져 있떤 것들이 길가의 절이 아직은 낮설다.
오늘은 절들간의 거리가 딱 걷고 쉬기 좋은 거리이다. 30분 에서 한시간 이내에 절에 도착을 하면, 참배를 하고 납경을 하면서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기 딱 좋은 절들간의 거리간격이다. 그제의 쇼산지길 어제의 태풍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주듯이 오늘은 바람이 불어 시원하면서 맑은 날씨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들판을 걸어서 제 17번 이도지에 도착을 하였다.
제 17번 이도지 경내
제17번 이도지 경내
제 17번 이도지의 우물
참배를 마치고 절이름을 보니 우물이 있어야 하는 이름이기에 둘러보니 우물이 보인다. 대사께서 하룻밤만에 팟다는 우물이다.
이제 가는길에 슈퍼를 찾아 점심을 먹고 동행과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갈 것이다. 태풍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지 바람에 제법 강하게 분다. 그리고 더위도 이젠 좀 서늘함을 느낄정도로 날씨가 갑자기 바뀌었다. 순로에 슈퍼 표시가 있기에 가서 도시락으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하고 슈퍼까지 얼마남지 않은 길을 동행을 한다.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시간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사람의 간사한 마음이라니.. 동행도 나이 많은 나를 만나 많이 불편했겠지만 나에게 맞춰주며 동행해 준것이 고맙다. 이런 저런 음식과 함께 사시미를 사서 바람이 제법 불지만 그래도 양지 바른곳에 앉아서 같이 먹으로 서로의 앞날을 기원하며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다.
갈림길이다. 산길과 도쿠시마시내를 통과하는길.... 이틀이 산길에 지쳐서 도쿠시마 시내를 통과하는 루트로 따르기를 한다. 그리고 순례길에 헨로들에게는 무료로 온천도 하게 해준다는 곳이 있지를 않던가. 그곳에 가서 온천을 하자 하는 생각으로 도쿠시마 시내길로 접어 들었다. 물집에 생기는 곳에 붙이기 위한 면반창고도 약국에 들러서 구입을 하고, 시내를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다.
지도에 표시된 루트를 따르지 않고 골목길이 가깝고 편할것 같아서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가 길을 헤메고, 휴게소가 보이기에 쉬고 있자니 일본분들이 오시기에 길을 물어 보니 친절이 알려 주신다. 길을 물어물어 도쿠시마 시내를 거의 벗어나서 가다보니 레니다 약국체인이 보이기에 배도 고프고 하여 간식도 살겸 들어가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앞에 탁자에 앉아서 쉬고 있자니 금방 날이 어두워진다. 당황 스럽다. 어째 이리 빨리 날이 어두워 지는지 모르겠다. 아직 5시도 채 안되었는데.
오늘은 큰 강이 지도에 보이기에 걷다가 강가에 적당한 곳에서 노숙을 하려고 하였는데 그 강까지 가는 시간도 꽤 걸릴것 같다. 급히 지도를 보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오던길에 보였던 헨로협력호텔이 기억이 난다. 어쩔수 없이 30여분을 되집어가서 호텔가격을 물어보니 스도마리로 4,400엔을 부른다. 비씨고 계획에 없었던 바지만 당황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하여 비용을 치르고 방에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 근처의 슈퍼에가서 저녁과 아침거리를 사들고 들어와서 대강 끼니를 해결한다.
3일노숙 1일 숙소가 어찌하다 보니 3일 연속 숙소가 된다. 이렇게 가다보면 비용을 감당을 못할 것인데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일이고, 이제 앞으로 잘 해나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모든것을 잊고 편안하게 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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