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으며

강화도 마니산(9월 9일)

푸른바람을 따라서 2014. 9. 12. 23:06

2014년의 추석연휴는 대체휴일까지 시행되어 유난히도 길다. 긴 휴일에 길을 걷는것을 오랜동안 멈추어 있다는 생각에 예전부터 찾아 보고 싶었던 마니산을 가고자 짐을 꾸렸다. 시코쿠 순례를 다녀온 이후 1박을 위한 배낭을 꾸려보기는 참 오랫만이다.


마니산의 주차장엔 많은 차량들이 있었다. 시간은 이미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이다 보니 내려오는 분들이 많았다. 


산의 초입부터 경사가 높은 계단이 높여 있다. 


잘 포장된 진입로를 벗어나 등산로에 접어드니 엄청난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시코쿠에서 질리도록 경험한 계단이지만 역시 산길에서의 계단은 오르긴 편리할 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쉬에 지치게 만들어 준다.


계속되는 계단길


하지만 높지않은 산의 고도와 잘 정비된 계단으로 편안한 복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다. 하지만 그리 시끄럽지도 번잡스럽지도 않게 한적하게 즐길만 했다.


산중턱에서 시야가 트이며 서해 바다가 보인다.


마니산 참성단


쉬엄쉬엄 두시간이 채 안되게 오르니 참성단이 나온다. 사진에서만 봤던 곳이지만 다른 곳처럼 이상하리만큼 감흥이 없었다. 참성단엔 제법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인가 싶다. 


참성단에서 남쪽방향으로 바라본 서해 밀물시간이어서 서서히 물이 들어 오는 시간이었다.


서해바다와 어우러지는 가을의 하늘은 적당한 구름까지 끼어 아름다웠다. 그동안 힘든 시기를 벗어나며 서서히 새로운 삶의 자리를 찾아 가듯이 그렇게 푸른 하늘이 서서히 펼쳐치고 있다.


마니산의 정상을 향하는 길에 연세가 있으신 분이 참성단의 진입로 공사가 잘못 되었다고 한탄을 하시는 소리가 들린다. 단은 북향을 쌓았으며, 입구는 남쪽에서 똑바로 진입하도록 되어 있는데 울타리를 쌓고, 길을 내면서 북향의 단을 북쪽에서 진입하며 돌아올라 가도록 잘못 설계를 했다며, 남쪽에서 진입하는 문을 막아 놓은것을 한탄 하신다.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절이든 사당이든 향교든 어디를 가도 단이 향한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가능한 길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비록 방향이 90도로 꺽이더라도 제단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서 진입하는 구조는 거의 본적이 없는것 같다.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참성단


마니산 정상 표지와 뒤로 참성단이 보인다.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마니산 정상에서 함허동천으로 하산을 위한 능선의 암릉길


산의 정상은 암릉이 이어져 있다. 흔히 많이 볼 수 있는 화강암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인지 돌이 제법 미끄럽다. 주의 하지 않으면 사고나기 딱 좋은 상태이다. 


마니산 정상에서 함허동천으로 하산을 위한 능선의 암릉길


지나온 암릉길에 멋진 소나무가 홀로 외로이 서있다.


하산길의 급경사


하산길의 급경사


함허동천 야영장 데크에 친 텐트


한시간여를 걸려 하산을 마치니 함허동천 야영장이다. 시설이 아주 좋은 캠핑장이고, 휴일이어서 가족단위로 오토캠핑족들이 많이 와 있다. 주차장에서 가까운 아래쪽일 수록 그런 텐트들이 많아서 일부러 제일 높은 곳에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 텐트를 쳤다. 시코쿠 순례이후 처음 텐트를 쳐본다.


추석 다음날의 보름달


함허동천 야영장의 밤


텐트밖으로 비추는 보름달이 밝고 크다. 숲속의 한밤 고요속에 역시 예상했던 대로 아래쪽 야영장에서 노랫소리와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끊이지 않는다. 역시 시설이 좋고 한곳은 조용히 야영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겐 조금은 시끄럽고 번잡 스럽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든것 같은데 날이 밝았다.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챙겨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엿다.


함허동천 야영장을 나와서 바라본 마니산


함허동천 야영장을 나와서 바라본 마니산(산정상의 암릉이 도드라져 보인다.)


함허동천 야영장 입구의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