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퇴사하고 나온 회사에서 근무하던 꿈을 꾸고 깨고 나니 불쾌한 기분과 함께 영 잠이 오질 않는다. 거기에다 비오는 소리까지 들리니 마음이 더 심난 하다. 왜 이런 꿈을 꿀까?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2시. 가로등만이 남아있는 계곡옆의 휴게소. 좀더 자야 하는데 지금 부터 자도 4시간 후면 일어나서 또 하루를 준비 해야 하는데 계속 뒤척이기만 한다. 아픈발과 추운 날씨가 함께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뒤척이다 어렵게 잠들고 알람소리에 깨보니 계속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밖으로 나와 앞을 바라보니 안개낀 아침풍경이 나름위안을 준다.
후루이야와 안개낀 아침모습
후루이야와 안개낀 아침모습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꾸리면서 하늘을 보니 오락가락 하는 빚줄기에 시간이 지난다고 비가 그치지는 않을것 같다. 그래서 어제 생각했던 대로 버스를 타고 구마코겐까지 간다. 버스정류장엔 나말고 순례객이 한분 더 있으셨고, 같이 버스에 오른다. 이른시간이라 통학생들이 많이 있다. 아침 등교하는 버스의 풍경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들 창에 기대거나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는 모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 학생증만 보여주며 그냥 내린다. 노선도 제법 긴것 같은데 아무래도 지자체 에서 통학생을 위한 교통비를 지원하는지 싶다. 구마코겐으로 나와서 보니 고개까지 가는 버스가 바로 이어진다. 비오는날에 이러한 유혹 딱 1초만에 고민을 접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마쓰야마 까지 가는 버스였다. 아침나절 연짱 두번의 버스에 비도 잘 피했고, 다리도 휴식을 충분히 취했다. 버스를 타고 산정상까지 오니 8시 30분 남짖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다시 비가 내린다. 10여분을 건물 처미 밑에서 기다리다가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우의를 꺼내 입고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47번절에 츠야도가 있지만, 구지 아침나절 버스를 타며 절약한 시간을 이렇게 허비할 필요없이 부지런히 오늘 마쓰야마의 51번 절 까지 납경을 하고 내일 하루 쉬는게 좋을거 같아 부런히 고개를 넘는다.
미사가도게에서 바라본 마쓰야마
미사카도게를 내려와서 바라본 모습
고개를 내려오니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아침나절 비내려서 우중충한 기분을 날려주며 상쾌한 가을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렇게 걸어 고개를 내려와 46번 조루리지에 도착을 하고 늘 같은 순서로 참배를 하고 절을 둘러 본다.
제46번 조루라지 산문
제46번 조루라지 본당
제46번 조루라지 경내
제46번 조루라지 경내
납경을 마치고, 천천히 절을 둘러보니 작은 동네의 길가에 있는 절이지만, 절이 아담하고 나무들이 울창한 것이 포근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절이다. 납경을 하며 납경소에서 오늘 묵을 마쓰야마의 숙소예약을 부탁하니 친절하게 전화로 예약을 해주시고, 또한 귤 몇개를 건네 주신다. 에히메로 넘어와 납경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것이 납경해주신분들이 납경을 해주실때 항상 와게사를 입고 정성스레 납경을 해 주신다는 것이다. 정성스런 납경과 친절이 감사하다.
조루라지를 나와 길에서 바라본 작은 마을들이 정겹다.
20분정도를 걸으니 바로 47번 야사카지 이다. 오늘을 절들이 그리 멀지 않은 간격들로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하루를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제47번 야사자키 산문(산문 가운데 고양이의 모습이 귀엽다)
제47번 야사카지 경내
제47번 야사카지 본당
자그마한 정리 동네안에 아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산문을 바라 보니 고양이 한마리가 터주대감처럼 앉아서 따사로이 볕을 쬐고 있다. 마치 텃세를 부리를듯한 모습이 귀엽게 다가온다.
납경을 마치고 길을 걷는데 시코쿠 개창 1200주년 깃발이 나부끼는 절이 있어 그냥 지나치려다가 혹시나 싶어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 별격 9번 몬주인 이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길가에 있는 작은 절인 몬주인에 참배를 하고 납경소에 들어가니 납경해 주시는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며, 납경을 해 주시고, 차를 한잔 하고 갈것을 권하기에 앉아서 차를 마시다가, 내가 가지고 다니는 납경첩을 넣고 다니는 가방이 다 헤져서 혹시나 싶어 대고 꿰멜 수 있는 천한조각을 얻을 수 있는지 여쭈어 보니 선뜻 내어주시며, 꿰메 주시겠다는 것을 너무 미안하여 직접 꿰메겠다고 천조각을 얻어 나왔다. 사진을 아무리 찾아봐도 사진을 찍지 않고 지나친 듯 하다. 길가의 작은 절에서 베풀어주신 친절이 머리속에 8개월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절이다.
이제 다음절까지는 한시간 남짓 걸릴 길이고, 마쓰야마 시내에 들어가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도고온천이 있고, 하루를 편히 쉬어가고자 숙소를 이틀을 예약한 곳이다.
시내가 가까워질 수록 번화해지는 도시의 모습이다.
시게노부강에서 바라본 마쓰야마
시게노부강 고수부지에 조성된 골프장
강을 건너는 다리위에서 바라본 고수부지에 조성된 골프장의 모습에서 한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다리를 건너 얼마 가지 않아 48번 사이린지에 도착을 하였다.
제48번 사이린지 산문
제48번 사이린지 경내
오후가 되면서 하늘의 구름도 걷히면서 모처럼 화장한 날씨속에서 도심속의 절을 바라보니 평온한 느낌이다. 더불어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보아왔던 지붕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이어서 한시간 거리에 조도지가 기다린다. 적당히 걷고 참배하고 휴식하고 오후일정을 맞추기에 날씨도 모처럼 청명하고 기분좋게 걷는 오후 시간이다.
제49번 조도지 산문
제49번 조도지 경내
제49번 조도지 경내
제49번 조도지 종루
조도지에 도착을 하여 납경을 마치지 오후 3시반이 넘어가며 해도 기울어 지고, 그림자도 길어지는 모습이 오늘 나머지 일정인 이시테지에 납경을 끝내려면 시간이 좀 부족 할 수 도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조도지를 나와 작은 동네길을 지나 작은 언덕을 올라가니 한타지가 나온다.
제50번 한티지 산문
제50번 한티지 경내
제50번 한티지 경내(단체 순례객들이 많이 오시고, 신사와 함께 있다)
제50번 한티지 경내
제50번 한티지 경내(가을빛과 함께 석양의 한티지가 아름답다)
참배를 마치고 사진을 찍고 납경소에 가니 단체객들의 납경에 한참을 기다려야 하나 가고 보니 아루키헨로의 납경을 먼저 해주시겠다고 납경첩을 달라고 하셔서 건네고, 이시테지까지시의 시간을 여쭈어 보니 한시간이 정도가 걸릴것 이라고 알려주신다. 부지런히 가면 납경시간전에 도착을 할 수 도 있을 듯 하여 거의 달리다시피 하여 이시테지를 향하여 걷는다. 이시테지에 가까워 올 수록 날도 저물어 간다. 겨우 5시에 맞추어 허겁지겁 도착을 하여 보니 절 입구에 많은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어둑한 절입구가 왠지 모르게 낮설다. 이시테지에 도착해서 납경소에서 우선 납경을 받았다. 그리고 참배를 하고 나서 절을 둘러 보니 날이 저문다.
제51번 이지테지 산문의 그림
제51번 이시테지 경내
제51번 이시테지 경내
제51번 이시테지 경내
제51번 이시테지 경내
마쓰야마가 도고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 이다 보니 참배객도 늦게까지 많이 온다. 그리고 향로의 연기가 거의 불난수준으로 연기가 자욱하다. 더불어 합격과 함께 많은 소원을 비는 것들이 절에 많다. 그래서 그런지 5시가 넘은 시간에도 납경을 늦게까지 해주고 있는 모습도 다른절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그렇게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며, 도고온천앞에 있는 숙소를 향하여 길을 재촉한다.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니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날은 주변도 지나온 절들도 스쳐지난듯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여유를 좀 가져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어쨋거나 이시테지까지 납경을 하고 나니 날이 저물어 어둡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숙소를 찾아 들어가면된다. 노숙을 하는 날과 숙소를 예약하고 찾아 가는날의 느낌도 무척 다르다. 숙소를 찾아가며, 도고온천 본관을 보고 시계탑을 보면서 예상밖으로 작은 크기에 놀란다. 항상 그렇듯이 유명한 곳에 가보면 사진에서 받는 감동과는 너무 작은 모습에 실망감이 드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 예약한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슈퍼에서 삽겹살과 김치를 사가지고 숙소로 와서 국을을 좀 자작하게 해서 볶음과 찌개의 중간정도되게 만들었다. 김치가 한국산 이긴해도 김치가 일본의 입맛에 맞춰서 그런지 무척 달다. 그래도 모처럼 맛보는 돼지고기 김치볶음겸 찌개가 맛있다. 거기다가 쌀밥이 가져다 주는 포만감까지.
내일은 일단 신발을 좀 찻아서 헤메야 할것 같다. 오늘 오후에 슈퍼에서 신어보았던 3천엔 짜리 신발도 발이 너무 편하다. 6시간 방수면 앞으로 큰 무리는 없을것 같고 필요하면 방수 스프레이 미리 좀 뿌리고 하면 앞으로 남은길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내일 시내 상점가에서 더 찻아봐야겠다. 발아픈 문제가 해결되면 좀더 속도를 올릴수도 있을것 같다. 일요일 월요일 계속 비예보가 있다. 월요일은 유스호스텔에 그리고 58번절은 시간이 넉넉하게 머물러야 겠다. 순례기간이 늘어날 수록 먹는데 많이 비용을 사용한다. 처음엔 하루에 1,000천엔 수준 이었는데 요즘엔 두끼에 1,500엔 하루에 2,000엔 가까이 쓰는것 같다. 특히 음료수 값을 확실히 많이 지출된다. 칼피스와 메로크림소다 그리고 오후에홍차가 왜그리 입에 쫙쫙 붙는지 모르겠다. 12번 쇼산지의 충격이 이후 먹어도 먹어도 체중이 줄고 있다보니 계속 먹는것에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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