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코쿠순례

시코쿠 순례 - 47일차(11월 26일)

푸른바람을 따라서 2014. 8. 8. 21:20

밤새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흔들어 놓아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깜빡 잠이 든것 같다. 늦게자니 늦게 일어난다. 6시반쯤 깨어서 허갑지겁 예불에 참석을 하였다. 엄숙한 아침예불 시간에 뒤늦게 들어가려니 여러모로 부담스럽긴 해도 빠질수가 없어서 늦게나마 참석을 하였다. 예전 센류지의 예불과는 사뭇 다르다. 센류지는 인간미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젠쯔지는 매우 정형화된 아침예불이다. 더불어 아침예불이 끝나고 예불이 있는 대사당의 대사님께 향공향을 올릴수 있도록 해주고, 지하에 가이당메구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암흑속에서 길을 찾아 들어가 작은빛에도 밝게 느껴지는곳에 참배 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일본어를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기에 너무나도 아쉬운 곳이다. 절이커서 그런지 인간적인 면 보다는 모든것들이 사무적이다. 센류지 슈쿠보와는 사찰의 사람들이 대하는 것이 다르다. 오늘은 아침부터 햇볕이 좋다. 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슈쿠보에 잠시 맡겨두고 천천히 젠쯔지를 둘러 본다


제75번 젠쯔지 어영당(대사당) 가이당 메구리가 있다.

코보대사탄생성지의 지하에 특별한 정신수련도장이라는 안내판도 있었다.


제75번 젠쯔지 회랑


제75번 젠쯔지 대사당 내부


제75번 젠쯔지 경내


제75번 젠쯔지 경내


제75번 젠쯔지 정원(비공개 였다)


제75번 젠쯔지 산문(동원과 서원 사이의 문)


제75번 젠쯔지 동원과 서원 사이의 다른절에 있는 대사상


제75번 젠쯔지 종루(복원불사 중이었다)


제75번 젠쯔지 오백나한


제75번 젠쯔지 오백나한


제75번 젠쯔지 연못


제75번 젠쯔지 금당(본당)


제75번 젠쯔지 목탑(저곳도 비둘기 때문인지 처마아래는 모두 철망으로 둘렀다)


제75번 젠쯔지 산문


제75번 젠쯔지 경내


제75번 젠쯔지 경내 헨로사진 촬영장소


제75번 젠쯔지 경내


역시 코보대사의 탄생지 그리고 총본산 답게 절의 규모도 어마어마 하게 크고 절이 도시를 품고 있다고 보는것이 좋을것 같은 규모에 압도가 된다. 절을 둘러 보는데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비가 개이고 화창한 가을날을 느낄만큼 날씨가 좋다. 콘조지를 향하여 걸으면서 어제 간노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도 아무것도 제대로 감사의 표시하지 못한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슈쿠보에 같이 묵었던 얼굴이 낮익었던 순례자를 만났던 곳이 기억이 뒤늦게 낮다. 이시즈리곶 절의 위치를 물어봤던 사람이었다. 모든것들이 때를 놓치고 나서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다. 모든것이 지나간 후다. 때를 놓치지 말고 실천을 해야 하는데 아쉬움만이 크게 남는다.


한시간정도를 걸으니 76번 콘조지가 나타난다. 


제76번 콘조지 산문


제76번 콘조지 경내


제76번 콘조지 본당


제76번 콘조지 경내


제76번 콘조지 본당앞 대형염주


콘조지에 참배를 마치고 잠시 쉬면서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가을하늘눈에 들어온다. 전형적인 가을 햇볕이다. 어제 그리 비가 많이 오더니 오늘 이렇게 맑은 날씨를 위해서 인가 싶다.


맑은 가을날 햇볕은 따갑지만 걷기에는 상쾌하다. 모처럼 맑은 하늘에 마음까지 상쾌해 진다. 점심무렵을 지나 공해대사의 어머니꼐서 공해대사를 낳았다는 카이간지에 도착을 하였다.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전경(오른쪽 건물은 유스호스텔이다)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전경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산문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본당


절이 작고 아담하다. 납경해 주시는 분도 연세가 많이 드신분이 정성스럽게 납경을 해주신다. 오래된듯한 절과 절에서 운영하는 현대식 유스호스텔. 어울리지는 않는다. 카이간지 안내문에 오쿠노인이 얼마 떨어져 있지 않고, 그 오쿠노인은 공해대사의 산실이었다. 라는 안내문이 있기에 들러보았다.


카이간지 오쿠노인 입구(멀리서도 탑이 아주 잘 보인다)


카이간지 오쿠노인 산문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오쿠노인 본당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본당내부(깔린 다다미가 108장 이라는 듯 하였다)


별격 제18번 카이간지 오쿠노인 경내


오쿠노인에 도착을 하니 납경소에 아주 쾌활하신 남자분께서 본당안에 들어와서 참배하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신다. 그러면서 공해대사의 탄생소가 바로 이곳이라고 아주 강조하시며 설명을 하신다.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본당안엘 들어가니 불상이 아닌 신사에서 흔히 보는 거울이 본존자리에 모셔져 있다. 그리고 왼쪽에 공해대사상이 함께 모셔져 있다. 본당안까지 들어온김에 삼배를 올리고, 나오니 특유의 쾌할하고 유쾌한 목소리로 절에 대한 설명과 자랑을 한참을 하신다. 


참배를 마치고 짐을 챙겨 다시 길을 나선다. 오전의 그 화창했던 날씨는 다 어디가고, 갑자기 구름이 몰려든다. 바닷가와 가까이 있는 산의 영향인가 싶을 정도로 일기가 변화무쌍 하다.


도류지 가는길의 들판


도류지에 도착을 하고 보니 산문앞에 탁발을 하는 분이 한분 앉아 계시다. 아무리 봐도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없다. 자세히 살펴보니 프로헨로라 불리는 분인듯 하다. 그런 모습도 모두 그분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려니 생각하고 100엔짜리 동전을 하나 넣어드렸다.


제77번 도류지 산문(탁발하는 프로헨로)


제77번 도류지 종루


제77번 도류지 본당


제77번 도류지 대사당


젠쯔지시의 절들은 도심에 가까지 있고, 또 유명한 도시에 있는 곳이어서 인지 참배객들이 많다. 


도류지까지 참배를 마치고 나니 3시가 가까워 오는시간이다. 어제 종일 비를 흠뻑 맞으며 걷고 추운바람에 떨었던 것이 감기기운까지 오는듯 하여 우다츠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기로 생각을 하고 침을 챙겨 나서는데 순례초기 가쿠린지 앞에 미치노에키에서 만났던 연세드신 헨로분이 걸어오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오늘 어디에서 묵을 것이냐고 불어 보기에 고쇼지 근처에 친절한 젠콘야도가 있어서 거기에서 묵을것이라로 얘기를 하고, 오늘은 어디에서 주무시냐 되 물어보니 공원에서 노숙하신다고 하시기에 날씨도 추운데 같이 젠콘야도로 가자고 얘기를 하니 본인은 공원에서 노숙하는것이 편하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리곤 뒤돌아서 가는모습을 보는데 한쪽다리를 절며 끄는 모습이 여전하다. 도대체 무엇이 저런 불편한 몸도 이길로 이끄는 것인지 궁금하다. 순례의 거의 막바지에 들어서 있는 지금 내 스스로가 많은것을 느끼고 있지만 저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곳에 올만큼 이곳이 주는 강한 매력은 무엇일까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기차를 타고 우다츠역에서 내려 헨로미찌를 와 합류하여 아무생각없이 앞만보고 길을 걷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헨로상 하고 부른다. 뒤를 돌아보니 언덕으로 향하는 골목을 가르키며 이길이 헨로미찌라고 알려 주신다. 그리곤 전봇대에 붙어 있는 헨로미찌의 화살표를 가르킨다. 저분이 아니었으면 길을 한참이나 헤멜뻔 했는데 다행이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니 본인도 그길로 집엘가신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어디서 왔는지 등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한국에서 왔고 노숙하면서 걷고 있다고 얘기를 하니 본인도 걸어서 돌았다고 얘기를 하시더니 갑자기 지갑을 꺼내서 만엔을 주시며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다니라고 하신다. 전혀 뜻밖의 상황에서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하는데 받으라며 재촉을 하신다. 그래서 메낭을 내려 챙겨갔던 책갈피와 레터나이트를 꺼내 드리며 인사를 드렸다. 이렇게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사탕몇개, 귤몇개, 음료수 등등은 그래도 부담이 좀 적었는데 두번째 만엔이라는 큰돈을 받아드니 무엇엔가 홀린느낌도 들고 고맙기도 하면서 일견 걱정스런 마음도 든다. 그렇게 고쇼지에 도착을 하니 5시가 다 되어 간다.


제78번 고쇼지 산문


제78번 고쇼지 종루



제78번 고쇼지 종(우리나라 삼국시대쯤 만들어 졌는데 상태가 좋아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제78번 고쇼지 본당


제78번 고쇼지 대사당


제78번 고쇼지 대사당 지하 만불상


제78번 고쇼지 대사당 회랑 천정 부조


제78번 고쇼지 정원


제78번 고쇼지 정원


제78번 고쇼지 경내


주차장에서 바라본 고쇼지 전경


대사당에 참배를 하려고 올라가니 단체순례객들이 센다츠와 함께 올라오신다. 도열을 하시더니 센다츠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으시더니 아주 크고 낭랑하신 목소리로 참배를 인도하시는 모습이 조금은 새롭다. 아무리 단체로 왔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단체순례객들이 개인 참배객에게 방해가 되질 않도록 한쪽에서 조용하지만 엄숙하고 엄격하게 참배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다가 이렇게 떠뜰썩하게 참배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모르게 불편하다. 


대사당에 참배를 하고 경내를 둘러보고 돌아서는데 젊은 스님이 오시더니 아직 남아있는 촛불들을 긁게를 이용해서 모두 빼내 물어 빠트려 끄고 정리를 하신다. 저 초공양을 올리신분들의 정성도 있을 것인데 10분정도만 더 기다려 주면 초가 모두 탈 것이고 그때 정리해도 늦지는 않을것 같은데 무엇이 그리 급하신지 5시에 정확히 퇴근을 하려고 하시는것인지 참 안타깝다. 왠지모를 낮선 모습과 거부감을 느끼고 안타까움이 함께하는 시코쿠의 찰소에서는 경험하는 것들이었다. 


고쇼지를 나와 조금걸으니 오늘 예약한 유명한 우탕그라가 보인다. 주인내외분께서 아주 반갑게 환대를 해주신다. 들어가보니 몇일전 미치노에키 우레아이파크미노에서 만났던 이안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주인내외분과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준페이상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느냐도 물어 보신다. 반가운 모습이다. 우선 목욕을 하고, 저녁 거리를 사기위해 슈퍼에 가서 주인 내외분께 드릴 작은 케익도 하나를 따로 구입하였다.


이젠 실내에 들어와도 밤엔 날씨가 무척 쌀쌀하다. 깨끗하고 푹신한 이불속에서 마치 집에 돌아온듯한 편안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