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코쿠순례

시코쿠 순례 - 43일차(11월 22일)

푸른바람을 따라서 2014. 7. 16. 22:00
늘상 그렇듯이 아침엔 항상 똑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일어나서 텐트걷고 짐꾸리고 아침먹고.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는데 물이 차갑다 못해 머리가 아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시리다.

산카쿠지를 가기위해 아침부터 산길로 접어든다. 산중턱에 탁 트인 곳에서 시코쿠추오시가 바라보이는 전망이 시원스럽다. 거기다가 날씨도 화창하고 맑다.  한시간여를 걸어 올라가니 산카쿠지 산문에 다다른다. 그리고 까마득한 계단 그 위에 산문이 보인다. 

제65번 산카쿠지 산문


제65번 산카쿠지 본당


제65번 산카쿠지 대사당


제65번 산카쿠지 경내


제65번 산카쿠지 경내


참배를 마치고 납경소에 들어가니 따뜻함을 느낀다. 출발할때의 여름빛이 이젠 만추의 가을빛을 지나 겨울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확연히 받는다. 내 옷들도 여름옷은 배낭에 들어가고 긴팔셔츠와 자켓과 장갑까지 끼고 있다. 한달 남짖한 시간동안에 계절이 확연히 달라졌다.

다시 이어지는 순례길 별격영장까지 순례하는 사람들이 워낙 적기에 별격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순례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산카쿠지에서 산을 하나 넘어가니 시원스레 펼쳐지는 댐이 보인다. 댐을 바라보며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내려가는길에 가을정취를 만끽하게 해주는 화창한 날씨에 발걸음도 가볍다. 길에 차도 거의 지나 다니질 않고, 호수의 물빛과 화창한 가을볕이 잘 어우러지는 길이다. 근데 왜 사진이 없지.
산을 내려와 호수를 끼고 한참을 걸으니 별격 제13번 센류지의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공해대사가 본존으로 모셔져 있는 산카쿠지의 오쿠노인이기도하다. 역시 그렇듯이 엄청난 경사의 언던길과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별격 제13번 센류지 오르는길에서 본 센류지


별격 제13번 센류지 본당(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신발을 벗고 복도를 걷는데 발이 시렵다)


별격 제13번 센류지 본당안 가는길


별격 제13번 센류지 본당 복도


별격 제13번 센류지 본당 내부(납경소 와 응접실 안쪽에 본존이 안치되어 있다)


센류지 내부의 공해대사 초상


별격 제13번 센류지 경내


별격 제13번 센류지 경내


별격 제13번 센류지 종루


본당에 참배를 하기 위해서 신발을 벗고 들어 가는데 발이 시렵다. 마루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온몸을 감싼다. 참배와 납경을 마치고 납경소 앞에있는 난로앞에서 한참을 몸을 녹이고 돌아나왔다.

밖으로 나와 절을 둘러보니 산사의 가을빛이 아름답다. 나무의 단풍들과 고즈넉한 산사의 느낌이 좋다. 벤취에 앉아서 대강 점심을 해결하고, 오늘 들러야할 츠바키도로 향하였다.

센류지에서 츠바키도로 향하는 하산길에 보이는 시코쿠추오시와 세토내해


오후가 되면서 또 하늘에 구름이 제법 끼기 시작한다. 제발 오늘은 비 없이 하루가 지나가면 좋겠다.

한다 휴게소 지나 츠바키도 가는길의 휴게소


길을 가는데 휴게소가 보이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인형에 깜짝 놀랐다. 무서운 인형의 표정. 커튼안을 들여다 보니 다다미를 깔아 놓았다. 노숙을 하기도 좋아 보였다. 수도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작은마을을 지나 언덕을 거의 내려갈 무렵에 별격 제14번 츠바키도가 보인다.

별격 제14번 조후쿠지(츠바키도)


별격 제14번 조후쿠지(츠바키도) 산문


별격 제14번 조후쿠지(츠바키도) 경내


별격 제14번 조후쿠지(츠바키도) 대사당


참배를 마치고 납경을 하는데 아루키헨로들에게는 납경료를 스님께서 오셋타이로 돌려 주신다. 그리고 과자까지 한봉 내어주신다. 납경료를 돌려바는것이 별격에서만 두번째 경험이다. 츠바키도 안에는 대사상이 하나 있는데 아픈곳을 손으로 문지르며 기도하면 낮게 해주신다고 쓰여져 있기에 가슴을 문지르며 마음의 병도 낮게 해주실 수 있으면, 아픈 마음을 치료해 달라고 기원을 한다.

이제 오늘로써 에이메현도 끝나는 날이다. 조금만 더 걸으면 가가와 현으로 접어 들 것이다. 지도를 보니 에히매, 가가와, 도쿠시마 현의 경계지점이다. 두시간쯤을 걸어 언덕길을 올르니 산길과 국도로 길이 나뉘는데 힘든몸에 조금이라도 오르막을 덜 올라가고자 터널을 선택 하였다. 터널을 걷다 보니 에미매와 도쿠시마의 경계가 표시 되어 있다. 나도 모르게 터널을 나오며 팔을 쭉 펼쳐 들으며 이제 에히메 끝나고 도쿠시마다 끝이다.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조금 걸으며 생각을 해보니 에히매 다음은 가가와현인데 도쿠시마 경계표지를 보고 소리를 치며 좋아했던것이 머쓱해 진다. 그래도 이전과 달리 오늘은 현경계를 지나는 감회가 다른때와는 달리 감동이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 하여간 그랬다.

터널을 지나 조금더 내려가니 오늘 예약을 한 다비비도 민박의 주인아저씨가 얘기한 스이샤 식당이 보인다. 식당 간판에 3시까지 영업한다고 씌여져 있었고, 아이폰을 꺼내 시계를 보니 2시 50분. 그런데 왜이리 그림자가 길지 하는 생각도 잠시 오늘 걸을 걸이가 제법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걸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스이샤에서 밥을 먹으려고 보니 식당이 닫혀 있다. 먼가 이상하다. 거기다가 다비비도 민박에 전화를 해도 전화가 연결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얼마를 당황해서 서있자니 스이샤 식당에서 누가 문을 열고 나오시기에 얼른 가서 혹시 3시가 아직 안되었는데 벌써 영업이 끝났는지를 물어 보니 무슨소리 하느냐는듯이 바라보며 시계를 가르키는데 5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다. 도대체 그럼 내 아이폰의 시계는 머지. 내 전화기를 보여드니 전화기가 이상하다고 하신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걷는 순례자인데 오늘 식사를 제대로 못해서 그러는데 혹시 지금이라도 밥먹을 수 있겠느냐고 여쭈어 보니 주방에 확인하시더니 어렵다고 말씀 하신다. 그럼 오늘 예약한 민박집에 전화좀 한통화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리니 선뜻 들어 주시는데 다비비도에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신다.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이폰을 다시 보니 시간뿐아니라 날자도 이상하다. 분명 22일인데 19로 날자가 바뀌어서는 회복이 되질 않는다. 엔티티의 시스템문제 인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한국 같으면 리셋해 버리면 간단한데 내 컴퓨터가 없으니 그것도 어렵겠지. 분명 걸은 거리에 비해서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렇게 멍하니 스이야 앞에서 귀신에 홀린듯이 멘붕인 상태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을까 해도 저물어 가고 날도 어두워져 간다. 예약한 숙소까지 걸어서 가려면 한두시간은 훌쩍 넘을 것인데 난감한 상황이다. 스이샤 식당의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나오시더니 다비비도에 전화가 안되느냐도 물어 보시기에 그렇다고 하니 예약은 했냐고 물어보시기 그렇다고 대답을 하니 다시 전화를 해보시더니 전화 연결이 안된다고 하시며, 다비비도 까지 태워다 주시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리곤 다비비도에 가방을 놓고 편의점에 데려다 줄테니 거기서 도시락을 구입하면 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이 어려운 상황을 또 누군가의 도움으로 해결이 되는 상황이다. 여태가지 항상 어렵고 난감한 상황에서 늘 이렇게 누군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벗어나게 된다. 부처님께 관세음보살님께 그리고 공해대사님께 감사를 올린다. 


스이샤 사장님의 차를 얻어타고 민박을 찾아가니 민박집 주인아저씨께서 전화를 못받아 한 것을 무척 미안해 하신다. 그리고 가방을 내려놓고 편의점에 들러 저녁과 아침도시락을 구입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오늘 도움을 주신 스이샤 식당의 사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편안한 곳에 몸을 기댄다. 날이 추워지면서 바닥이 따뜻한 온돌이 그리워진다. 전기히터나 석유스토브로 공기를 데우는 일본식 난방은 뭔가 좀 아쉽다. 거리표를 살펴보니 운펜지까지 950킬로 남은거리 200키로 별격을 다녀왔으니 벌써 1000키로를 넘게 걸은 셈이다. 충간에 버스 기차를 타기는 했어도 1000키로는 넘었을 것이다. 20키로를 어깨에 매고 많이도 걸었다. 무탈하게 여기까지 온것에 감사 한디. 남은 일정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기를 빌어본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고 일정을 서두르며 초기 여유있던 순례길에 다시 여유없이 마치 경기하듯 하는 순례가 되어 버렸다.


전화기의 날짜와 시간의 설정을 모두 수동으로 변경 하였다. 내일 인터넷에 접속이 되면 확인을 해봐야 겠다. 


그나저나 내일 숙박할 장소 찾기가 참 애매하다. 노숙할 만한 곳이 많많치 않다. 벳카쿠를 함께하니 거리가 참 애매해 진다. 내일도 시간을 잘 못 맞추면 캄캄할때 겨우 텐트칠수 곳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코쿠 절중엣 가장 높다는 운펜지인데. 아니면 추워지는 날씨에 고도가 900미터  산위에서 노숙을 하는 예상을 하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