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코쿠순례

시코쿠 순례 - 2일차(10월 12일)

푸른바람을 따라서 2014. 3. 4. 22:39

 

길에서본 신넨의 표지석

 

어제 하루를 묶었던 니조부지 공무젠 젠콘야도의 저금통에 숙박비 300엔을 넣고 나니 관리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분이 오셨다. 간밤에 춥지는 않았는지 불편하지 않았는지 염려를 해주신다. 이것이 순례객을 대하는 문화 인가 싶다.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아직까지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 길을 서두르게된다.

니조부지공무젠 젠콘야도 앞에서 바라본 이타노타운의 아침일출

 

멀리서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면서 그동안 바쁜삶에서 느끼지 못한 아름다움을 느끼며,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근처에 위치한 제5번 지조지로 향하였다.

 

 

제5번 지조지 산문

 

지조지 산문앞에서 아침일출의 부드러운 햇살에 느껴지는 절의 모습이 참 신선하게 보인다.

 

 

제5번 지조지 경내

 

지조지에서 7시에 처음으로 납경을 마치니 무엇인가 모를 뿌듯함이 있다. 첫번째 납경이라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397미터의 별격 1번 다이산지의 일정이 포함되어 길을 서둘렀다. 빌려온 에그를 테스트 하니 터지지 않아 산위로 올라가면 좀 연결이 될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별격1번 타이산지를 향하여 길을 잡아 나간다. 그나마도 오헨로상이 잘 보이질 않는데 별격으로 향하는 길에는 더욱 보이질 않는다. 해가 떠오를수록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쉽게 지치게된다. 산으로난 자동차 길과 중간중간 산길 그리고 산속 밭사이로 난 길이 이어진다. 더위에 지쳐가며 도로를 따라 오르고 있는데 자동차가 한대 내려오더니 옆에 멈추어 선다. 아주머니 한분이 창문을 내리더니 시원한 음료수 한병을 오셋타이로 내밀며 격려를 해주신다. 그저 감사하다는 인사밖에는 딱히 할말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 시원한 음료수 한병이 배낭속의 워터백에서 미지근한 물만을 먹던 나에게는 정말로 오아시스를 만난 시원함을 가져다 주는 느낌을 주었다.

 

별격 1번 다이산지 산문

 

 

별격1번 다이산지 경내


별격1번 다이산지에서 별격용 납경장을 구입하는데 시코쿠 개창 1,200주년 기념납경장과 스템프를 함께 찍어준다. 88개소는 아직 더 있어야 하는데 별격 20영장은 기념인이 있기에 기념 납경장을 구입하고, 별격 영장 각 절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염주를 구입하였다. 별격 20 영장을 모두 마치면 한절에 하나씩 모은 염주가 내 삶의 길을 찾아 가는 여행길에 아주 특별한 무엇이 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별격 1번 다이산지 가는길의 휴게소


이런 산길에 이런 휴게소를 만들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고 쉬고 있으니 자동차 순례객들이 제법 오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햇볕은 더욱 뜨겁고 더워지는 날씨에 너무 힘이 든다. 지도를 살펴보니 길가에 해피라는 음식점이 눈에 띄인다. 식당앞에 도착을 하니 점심시간이 되기도 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를 보니 알아 볼 수 있는 메뉴는 우동과 중화소바라고 적혀 있는 메뉴판이다. 우동보다는 중화소바가 낮겠다 싶어서 중화소바를 하나 시키니 식당 주인이 오헨로상이냐고 뭍기에 그렇다고 하니 뭐라 얘기를 하시는데 알아듣지를 못하고, 미안합니다. 저는 한국사람이고, 순례길를 걷고 있다. 라고 얘기를 해주니 놀라며, 한국인은 처음온다고 반가워 하신다. 시원한 얼음물과 주린배를 허겁지겁 채우고 나니 좀 살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려는데 한국사람은 처음이라며, 단감과 오니기리를 챙겨 주신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중화소바가 지역에서 유명한 도쿠시마 라멘을 현지에선 중화소바로 표기하고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걸어서 제6번 안라쿠지와 7번 주라쿠지에 참배를 마치고 나니 벌써 3시가 넘는다.

제6번 안라쿠지 입구

 

 

제6번 안라쿠지 경내

 

 

제7번 주라쿠지 산문

 

주라쿠지에 도착을 하고 나서 산문을 보니 인터넷에서 사진은 봤지만 실제로 콘크리트의 산문을 보니 좀 당황 스럽다.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당황하여 경내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한것 같다. 참배를 마치고 쉬고 있으니 자전거로 순례를 돈다는 일본사람이 와서 아루키 인지를 물어보며, 내 배낭을 보더니 놀라는 모습을 한다.

 

더위속에 동네길을 한참을 걷다보니 과연 자판기의 왕국이라는 일본답게 자판기가 엄청많은 곳이 보인다. 그앞에 작은 가게도 있기에 들어가서 빵하나와 음료수를 하나 구입하는데, 할머니가 뭐라고 하는데 알아듣지를 못하겠기에 일본어를 못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표현히 틀렸다며, 수정을 해주신다. 그러면서 외국사람이라 틀리게 표현한다고 하는 얘기를 하신다. 지나온 절의 이름이 한국발음으로 읽으면 안락사, 십락사 참 좋은 뜻이다. 멈추고 천천히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아직까지도 무엇에 쫒기는듯한 마음이 계속 든다. 여태 살아온 생활 습관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걷다보니 멀리 제8번 구마다니지의 산문이 모습을 보인다.

 

멀리 보이는 제8번 구마다니지 산문

 

제8번 구마다니지 경내

 

구마다니지의 참배를 마치고 나니 4시 30분 정도가 되간다. 벌써 산넘어로 넘어가는 해가 보인다. 납경소 앞의 벤치에 앉아 다른분들에게 물어보니 호린지까지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부지런히 가서 호린지 납경을 한 이후 오늘 쉴곳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석양 빛 속에 멀리 보이는 호린지와 쇼산지를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산이 보인다.

 

부지런히 길을 걸으니 멀리 호린지가 보이는며, 해는 석양빛을 띄운다. 시간을 보니 참배하고 납경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린지에 다다르고 보니 주차장에 캠핑가가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절에 부탁하여 주차장에 텐트치고 하루밤을 보내면 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호린지에 도착하여 참배와 납경을 하고 납경소에 절밖의 주차장에 텐트를 쳐도 되는가를 문의하니 주차장은 위험하다면서 경내에 지붕이 있는 곳에 텐트를 쳐도 좋다고 허락을 한다. 단, 화기사용은 절대 엄금조건이다. 뜻밖의 배려에 감사함을 표시하고, 배낭을 내려놓고 절을 둘러 보는데 젊은 스님이 나오셔서 벤치를 치워 주시며 텐트칠 자리를 봐주시며, 화장실을 알려 주시고 화장실의 물은 식수로는 안된다고 얘기를 해 주신다. 너무나도 친철한 배려에 몸둘바를 모를정도로 감사하다.

 

 

호린지 경내에 텐트(지붕이 있는 곳이어서 따로 팩을 박지를 않았다)

 

텐트를 치고 수도에 가서 씻고, 아까 점심먹었던 해피레스토랑의 주인아저씨가 싸주신 오니기리를 저녁으로 대신하였다. 텐트에 지친몸을 뉘이고 나니 몸이 힘들때는 몰랐던 마음속의 짐이 힘들다.

발에 작은 물집에 생겨서 차가운물에 발을 담가 냉찜질을 하고, 안티프라민을 듬뿍 바르고 하루를 마감 한다.